세벌식 390으로 이주 2달 후의 변환
2달 전 저는 세벌식으로 이주하는 마지막 시도를 했습니다. 왜 마지막 시도이냐, 이번이 이미 5번째 시도였기 때문입니다. 두벌식만 20년 가까이 사용하다 보니 세벌식으로 전환하기가 정말 쉽지 않더군요. 이전의 4번의 시도는 답답함 때문에 포기하게 되었습니다. 무엇보다 많은 글을 에버노트에 저장해서 키보드를 잡고 있는 경우가 많은데 100타도 안 나오는 타속으로는 생산성이 너무 떨어지더군요. 결국, 두벌식을 혼용하다가 복귀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습니다. 그래서 2달 전 마지막 시도를 해보고 그래도 안되면 포기하기로 마음을 먹었습니다. 앞선 4번의 실패 때문인지 세벌식 자판을 외우는 것은 문제가 없었습니다. 오히려 전부 기억이 났습니다. 속도나 오타는 자판을 외우지 못하여 발생한다기보다는 두벌식과의 충돌이었습니다. 그 덕분에 타속이 150타 정도는 나오더군요. 타속에 따른 답답함을 조금이나마 해소할 수 있었던 것이 이번 성공의 가장 큰 요인이라고 봅니다. 그로부터 2달 동안 모바일을 제외한 모든 환경에서 세벌식 390만 사용하였습니다. 2달 정도 지나고 나니 인지할 수 있을 만한 변화가 조금 생겨 이렇게 글을 남겨봅니다.
첫째, 왼손 새끼손가락의 통증이 사라졌습니다. 이 부분은 사실 다른 부분에서 영향받은 것이 많을 수 있습니다. 무접점 정전식 키보드로 바꾸면서 Caps Lock과 Ctrl을 바꾸어 사용하고 있기 때문이죠. 하지만 세벌식 이전에도 이 키보드를 사용한 시간이 있어서 세벌식 덕분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이는 세벌식이 두벌식보다 Shift를 덜 누르도록 디자인이 되어있기 때문입니다. 사실 한글만 사용한다면 Shift를 거의 누르지 않고 글을 사용할 수도 있습니다. 또한, 자주 사용하는 글쇠를 검지와 중지에 배치되어 있어서 손가락에 대한 피로도 많이 준 것 같습니다.
둘째, 글을 작성하는 시간이 늘었습니다. 저는 원래 블로그를 즐기는 사람은 아니고 최근 진행했던 프로젝트로 인해서 블로그는 거의 못했지만, 에버노트와 오피스 툴을 통한 정보 재생산 활동은 더욱 늘었습니다. 사실 세벌식을 연습하려던 목적도 있었지만, 두벌식과는 다르게 묘한 리듬감이 참 중독성이 있는 것 같습니다. 이것이 세벌식 특유의 리듬감인지 아니면 어색함에서 오는 리듬감인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확실한 것은 키보드를 새로 바꿨을 때처럼 타자를 치는 맛이 생겼다는 것입니다.
셋째, 제 PC를 만질 수 있는 사람이 사라졌습니다. 연구실에서 생활하다 보면 가끔 누군가 제 PC를 건드리게 되는 경우가 생기더군요. 그래서 암호도 걸고 스크린세이버도 켜고 자리를 비우고는 하지만 이도 역부족이죠. 하지만 세벌식을 사용하고부터는 자판이 이상하다며 다들 건들지도 않는군요. 갑작스레 보안이 향상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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